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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세계는 지금] 헝가리 ‘반대’에 EU 대러 조치 균열

2022.05.20조회수 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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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헝가리 ‘반대’에 EU 대러 조치 균열
전쟁 장기화에 대러시아 조치 파급력 커져
에너지·원자재 인플레와 공급망 교란 초래


▲[부다페스트=AP/뉴시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5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의회에서 차기 총리로 재선출된 뒤 연설하고 있다. 그는 4년 임기인 총리직을 4번 연속, 총 5번 맡게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80일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점령한 곳을 우크라이나군이 반격해 탈환하는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군사 자원 고갈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서방의 단결력에 금이 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쟁이 한도 끝도 없이 늘어지면서 공급망 정체와 에너지 공급, 농업 생산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더 커질 것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쟁으로 인해 서방 국가들이 짊어져야 하는 경제적 피해가 늘어나면 이들의 대러시아 단결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5월 11일 보도했다.

전 주러시아 미국 대사 마이클 맥폴은 “서방이 지칠 것을 우려한다”며 “자유 진영 지도자들은 전쟁 종식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의 러시아 석유금수 합의를 헝가리가 반대하면서 제재가 지체되고 있다. 크렘린궁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러시아 석유금수는 헝가리 경제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헝가리는 석유의 60% 이상을, 천연가스의 85% 이상을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다.

더욱이 헝가리에서는 최근 오르반 총리의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현 정부의 대외정책 드라이브도 힘을 얻고 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오르반 정부는 그간 꾸준히 EU에 비협조적인 대외정책을 펼쳐왔다. 5월 16일 5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오르반 총리는 취임사에서 “브뤼셀(EU 본부)은 매일 권력을 남용하며 우리에게 나쁜 것을 강요하고 있다”며 “가장 최근 것은 석유금수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6차 대러시아 제재안을 두고 헝가리가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 반대 의견을 고수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통신> 보도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대한 6차 제재안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너무 복잡해서 정치적인 결정에 도달할 수 없었다”며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예측할 수 없지만, 앞으로 며칠 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매일 석유를 유럽에 판매해 돈을 벌고 있어 시간이 부족하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가브리엘류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연합 전체가 한 회원국에 인질로 잡혀 있다”며 헝가리를 콕 집어 우려를 표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5월 4일 발표한 대러 6차 제재안에서 러시아산 원유는 6개월 이내에, 석유 제품은 연내에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2024년 말까지, 체코는 그해 6월까지 유예토록 예외를 뒀다. 그러나 헝가리는 이러한 예외 사항을 확보했음에도 계속해서 반대 의견을 밀어붙이고 있다.

EU는 이 조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자금줄을 끊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제재안이 발효되려면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기에 헝가리의 동의는 필수적이다. 미국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EU와 러시아산 원유에 수입금지 대신 관세부과를 논의하고 싶다는 방침이다. 다만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보도하며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 조치가 보류된 상황에서 미국의 임시 조치 추진은 EU의 가뜩이나 어려운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북유럽서 오히려 결속 강해져 = 미국의 경우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 지원을 초당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나 식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이 행정부의 근심거리로 떠올랐다.

미 국가정보국(DNI) 에이브릴 헤인즈 국장은 지난 5월 10일 상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식량부족, 물가상승, 에너지 고갈이 악화함에 따라 의지가 약해질 것으로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1일 일리노이주 농부들을 상대로 “푸틴이 일으킨 전쟁으로 식품 공급이 크게 줄었다”며 “우리 농부들이 식품 가격을 내리고 생산을 늘려 전 세계 부족분을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식량부족과 미국 가정의 지출 증가에 푸틴이 책임이 있다고 비난함으로써 강력한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지속함에 따라 정치적 대가를 감수하게 될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국내 여론은 정부의 대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정책에 찬성 의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몬마우스대학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807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77%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러시아 제재에 찬성했다. 

패트릭 머레이 몬머스대 여론조사연구소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국내 경제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유럽의 단합력이 오히려 강화되는 부분도 주목받는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하면서다. 영국은 러시아에 맞서 두 나라와 상호방위조약을 제안했다. 이처럼 반러 동맹이 더 단결하고 있고 무게 중심이 동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5월 18일 함께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군사 중립국으로 남아있던 이들이 나토 가입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위협을 느낀 핀란드와 스웨덴이 생존 전략 차원에서 나토 보호 가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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