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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현장에 가보니

2018.11.09조회수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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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현장에 가보니

바이어 15만 명 내방 곳곳에서 상담 열기
130개국 3600개 기업 참가… ‘보여주기’ 비판 속 ‘수입국가 중국’ 이미지 심기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이 5일 오후 상하이 국가회전중심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 한국관을 방문해 부스 관계자가 선물용 부채에 "한국관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글귀를 적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김 회장은 전날 상하이에 도착해 한국관으로 참가한 기업 71개사 관계자들과 발대식을 겸한 만찬을 갖고 참가기업들을 격려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中????口博??, China International Import EXPO)가 11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 동안 상하이 국가회전중심(?家?展中心, NECC)에서 열렸다. 이미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한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혹은 대내외에 중국 시장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개최한 박람회다.

전국 각지에서 십여만 명의 바이어가 동원됐고, 다른 나라에서 온 바이어까지 가세해 셀러들을 유혹했다. 실제로 엄청난 액수의 상담과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알맹이가 없다거나 보여주기일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래도 ‘수입국가 중국’을 선언하고 분위기를 환기시킨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전시장도 전시회도 엄청난 규모 = 수입박람회가 열린 박람회장은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8개의 전시관(Hall)으로 구성된 전시장의 면적은 40만㎡. 한국에서 가장 큰 전시장인 킨텍스의 4배에 달한다. 이곳에 전 세계 130개 국가에서 온 3600여 기업의 부스들이 들어찼다. 이 중에는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200개 사가 포함됐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대규모로 참가했다. 71개 국가에서 국가관을 만들었는데 이 중 12개 국가는 주빈국으로 대규모 참가했다.

중국 전역과 외국에서 초청된 바이어 15만 명을 포함해 45만 명의 참관객들은 박람회 기간 내내 전시장 곳곳을 밀물처럼 누비고 다녔다. 전시장은 너무 넓고 복잡했으며 사람들은 어깨를 부딪치기 일쑤였다. 전시장을 제대로 모두 돌아보기엔 박람회 기간이 짧을 정도였다. 실제로 바이어가 15만 명이나 왔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사실이라면, 참가업체 1개 사당 평균 바이어 수가 약 42명꼴이다.

●캔톤페어와 상반된 컨셉의 박람회 = 상하이에서 중국국제수입박람회가 열리기 직전인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광저우에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수출박람회’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일명 캔톤페어)가 열렸다. 원래 캔톤페어는 중국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한 박람회였다. 그래서 공식 명칭도 ‘중국수출상품교역회’였다. 그러다가 2007년 수입을 추가하면서 명칭이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로 바뀌었다. 현재 매년 1기와 3기 전시회에서 수입전시구역은 약 2만㎡에 달하지만, 캔톤페어는 역시 전 세계에서 바이어가 몰려오는 중국상품수출교역회 성격이 강하다.

수출기업 입장에서야 캔톤페어이든, 수입박람회이든 바이어를 만나고 팔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중국이 수입만을 목적으로 하는 박람회를 별도로 개최하는 것은 새로운 기회다. 캔톤페어에 참가했다가 곧바로 상해로 날아와 이 박람회에 참가했다는 한 기업 관계자는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어려울 때 약 30만 달러에 달하는 수출품을 사실상 바이어에게 빼앗긴 아픔이 있다”면서 “최근 한중관계가 회복된 데다 중국이 국가적 행사를 통해 수입을 확대하겠다니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 기간 계약 약 300억 달러에 달할 듯 =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막 연설에서 밝힌 “향후 15년 간 중국은 30조 달러(약 3경3708조 원)의 상품과 10조 달러(약 1경1236조원)의 서비스를 수입할 것”이라는 발언은 그런 의미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 마디로 중국이 수입국가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다.

많은 중국 기업과 기업인들이 시진핑의 발언에 맞장구를 쳤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향후 5년간 2000억 달러(약 225조 원) 어치의 제품을 수입하겠다고 밝혔고 전자제품 등의 유통사업을 벌이는 쑤닝은 5일 별도 행사를 열어 이번 수입박람회 기간에만 150억 유로(약 19조 원) 어치의 구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징둥그룹은 국제수입박람회에 참가한 수입브랜드의 상품 1000억 위안(약 16조2480억 원)어치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쑤닝과 징둥의 발표만 해도 우리 돈 35조 원을 넘는다. 이런 발표들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홍콩 매체들은 이번 박람회 기간 거래액이 최대 300억 달러(3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상품 수입 규모는 1조 8410억 달러였다.

●바이어 ‘종동원령’ 내린 중국 당국 = 이 박람회는 중국 상무부와 상하이 시정부가 공동 주최한 ‘국가행사’다. 중국 정부는 이 박람회를 무려 1년 6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상하이 시내는 몇 달 전부터 온통 수입박람회 홍보물로 넘쳐났다. 상하이 시정부는 개막일인 5일과 6일을 임시 휴무일로 지정했다. 관공서도 학교도 쉬었다. 중국 당국이 이 박람회를 얼마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환추스바오>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이번 국제수입박람회에 약 15만 명의 바이어를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각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에 바이어와 구매량을 ‘할당’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현지 성?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중앙에서 비공식적으로 각 성과 시별로 수입계약금액을 할당했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어느 규모로 수입계약이 이뤄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관제수입'으로나마 대대적인 수입촉진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를 낳는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할당된 계약액을 채우기 위해 기존 수입거래를 이번 박람회 기간에 맞춰 계약하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이번 박람회가 참가기업들에게 중국 수출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국기업들도 대거 참가해 상담 진행 =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박람회에서 3143㎡ 면적의 8개 상품관과 1개 서비스무역관 등 9개 기업관을 운영했다. 한국무역협회 주관 아래 참가한 기업은 모두 186개 사. 무역협회는 이 기업들에게 부스임차료와 장치비의 50%, 통역 등을 지원했다. 개별 참가기업들까지 합치면 한국기업은 모두 273개 사가 참가했다.

한국기업들은 개별 부스에서 이뤄지는 상담 이외에 별도의 1:1 수출상담 기회도 가졌다. 6일부터 8일까지 중국은행이 사전 매칭한 바이어와 1대1 무역상담회가 6관 2층에서 열렸는데 총 1200개 사가 참가한 이번 상담회에서 한국은 참가국가 중 가장 많은 170여 개 업체가 바이어와 상담을 진행했다. 이 상담회에서는 잇달아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한국관 부스로 참가한 한 기업 대표는 6일 “오전에만 1대1 상담을 4건 정도 진행했는데 중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크다”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중국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부 기업들은 ‘쓰촨성·지린성 상담회’에도 참가했다.

6일과 7일 박람회장을 둘러본 김영주 무역협회장은 “한국 제품에 대한 중국에서 인식이 좋아서 관람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군에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혁신 중소기업들도 중국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을 염두에 둔 박람회’라는 오보 = 국내 일부 언론에서 이 박람회가 미중 무역전쟁을 염두에 두고 중국 정부가 수입확대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중국 정부가 이 박람회 개최를 공식 발표한 것은 2017년 5월이다. 이때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 되기 훨씬 전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5일 개막연설에서 “국제수입박람회는 일반적인 박람회가 아니라 중국이 새로운 수준의 대외 개방을 추진하는 중대한 결정이 담긴 것으로 '중국이 자발적으로' 세계에 문을 열 것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그는 “중국 경제는 연못이 아니라 바다”라면서 “폭풍이 작은 연못을 뒤엎을 수는 있지만 큰 바다는 결코 뒤엎을 수 없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미국의 관세 폭풍이 아무리 거세도 중국 경제는 끄떡없을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언론들은 무역전쟁 분위기 속에 개막한 이번 행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시 주석이 직접 기획·언급·참석하는 의미 있는 행사라는 점에서 시 주석이 이전에 기획한 슝안(雄安)신구, 대만구(大灣區ㆍGreat Bay Area), 하이난(海南) 자유무역구와 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구미에선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전례없는 대규모 박람회가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체제 선전장에 불과하며 중국이 강조하는 시장개방 확대도 얼마만큼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주중국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는 “시 주석의 국제수입박람회 연설 중 많은 내용은 지난 4월 보아오 포럼 연설에서 나온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며 “구체적인 정책이나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러한 약속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유럽 기업들은 갈수록 둔감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중국 내 모든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약속은 절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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